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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1.10.27 에헤야디야, 꿈을 싣고 (3)
  2. 2010.10.17 박원순 변호사는 '핫 가이' (3)

아침에 버스를 타고 출근을 하는데, 내 앞자리에서 꾸벅꾸벅 조시던 할머니께서 깜짝 놀라 깨셨다.
“아이구, 여기가 어디야? 중앙극장에서 내려야 하는데….”

예닐곱 정류장 정도 남았으니 안심하시라고 했더니, 이내 “근데 어제 서울시장은 누가 됐어?”라고 묻는다. 조심스레 “박원순이 됐어요”라고 했더니 할머니께서는 의외로 박수까지 치며 좋아하셨다.
“아이고 잘 됐다. 박원순이 돼야지. 나도 박원순 찍었어. 한나라당은 안 돼. 내내 공사만 하고 정치자금만 받고, 그런 당이야…. 잘 됐다. 잘 됐어.”

워낙 정정하게 말씀을 잘 하셔서 연세를 여쭈었더니 여든두살이라고 말씀하신다. 고령층은 앞도 뒤도 안 보고 한나라당을 찍을 것이라 생각했던 나의 착각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박원순의 승리는 이렇게 기존 정치의 공식과 선입견을 깨부수는 우리 정치사의 획기적인 사건으로 기록되나보다.


당선이 확실시된 27일 새벽, 박원순은 서울광장에 모인 시민들 앞에서 이렇게 이야기했다.

“…제가 시장이 되기 위한 욕심은 없습니다.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선거에 나선 것입니다. 저는 과거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정치, 새로운 서울을 만들겠습니다. 과거의 토건 행정이 아닌, 사람 중심의 인간을 생각하는 행정을 하겠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식의 불통 행정이 아니라 시민과 소통하고 여러분들과 함께 하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늘 시민 곁에 다가가 시민의 목소리를 듣고 공감하며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시장이 되겠습니다.

시장 자리를 대권을 향한 욕심이나 자신의 꿈을 위해 활용하지 않겠습니다. 시장 자리는 시민의 꿈을 실현하는 자리입니다. 저는 용산참사와 같은 잔혹한 일이 서울에서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우리의 고귀한 땅과 주택이 투기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인간다운 삶을 위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서울로 만들겠습니다. 서울 안에서 굶는 아이와 어르신, 그리고 단전, 단수로 고생하는 가구가 없도록 하겠습니다. 헌법이 보장하는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서울, 최소한의 인간적 가치가 보장받는 서울을 실현하겠습니다…”


시민들은 그의 메시지에 환호했다. 인간을 우선시하고, 시민의 목소리를 듣고, 함께 공감하겠다는 미래 정치 지도자의 이야기는 어찌 보면 당연한 다짐이고 약속이다.

그런데 우리는 한동안 그 당연한 약속들을 믿지 못하고 살아왔다. 그 약속은 표를 얻기 위한 화려한 수사 중 하나일 뿐이요, 그 수사를 곧이 곧대로 믿는 것은 순진한 사람들이나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동안의 경험칙에 의해 얻은 본능이다.

하지만 이번에 시민들이 박원순에게 거는 기대는 좀 다른 것 같다. 그것이 박원순 스스로 말했듯, 정치인 개인에 대한 기대만은 아니다. 시민 권력이 기성 정치권력을 이겼다는 승리감, 시민의 힘으로 새로운 사회 계약을 써내려갈 토대를 마련했다는 성취감, 잔인한 경쟁 사회 속에서 다시금 ‘인간’을 우리 삶의 중심에 놓아둘 수 있다는 희망이 어우러진 기대감이다.


지난 한달여간, 외계인이 멀리서 지구를 관찰했다면 “전 지구적 축제가 벌어지고 있다”고 이야기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각국에서 축제인지 시위인지 헷갈리는 모습으로 거리를 ‘점령’했던 많은 사람들이 원했던 것은 결국 ‘함께 좀 인간답게 살자’는 것이었다. ‘분노한 사람들(Los indignados)’이 궁극적으로 원한 것은 파괴가 아닌 희망이었다. 한국의 서울 거리에서는 이런 분노들이 정당한 표가 되어 ‘점령(occupy)’에 성공했다.

분노를 영원히 끌어안고 사는 것만큼 불행한 일은 없다. 시민들은 당분간 조금씩 분노를 덮고 희망을 꿈꿀 것이다. 물론 오늘의 승리가 어떻게 우리 삶을 변화시키는지를 지켜보는 과정은 그저 순탄치만은 않겠지만, 중요한 것은 이 거대한 흐름이다. 날이 갈수록 단단해지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이 한발 한발 다가오는 변화를 예측케 한다.



10·26 재보선을 하루 앞둔 지난 25일, 신촌을 지나던 길에 나의 발목을 붙잡는 노래 소리가 들렸다. “에헤야 디야~ 바람 분다. 연을 날려보자. 에헤야 디야~ 잘도 난다. 저하늘 높이 난다…”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남자 아이가 박원순 후보의 유세 차량에 올라가 씩씩하고 천진난만하게도 “노래 한곡 할게요”라면서 한곡 뽑아낸 노래소리였다. <에헤야 디야>가 제목인 줄로만 알았는데, 찾아보니 <연 날리기>라는 제목의 동요다. 무튼.


사람들은 아이의 노래에 유쾌한 박수갈채를 보냈다. 나는 왠지 이 어린아이의 노래가 그 어떤 훌륭한 시사칼럼이나 유려한 글보다도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사람들의 환호와 박수는 그 어린아이나, 박원순 서울시장이나, 야권 정치인을 위한 것만은 아니었다. 바로 우리 자신들의 꿈과 희망을 위한 것이었다.

“에헤야 디야~ 바람 분다. 연을 날려보자. 에헤야 디야~ 잘도 난다. 우리의 꿈을 싣고”

바람은 불었고, 연은 띄워졌다. 우리의 꿈을 싣고 그저 잘 날아가길 바랄 뿐이다. 훨훨.

Posted by 이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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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글쎄요, 기자시라면... 2011.10.27 20: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번 선거가 어떤 의미인지 잘 아시리라 여겨지는데...
    그 속사정, 진짜 사정은 밝힐 의향이 없으시겠죠?

    • 이고은 2011.10.27 22:15  댓글주소  수정/삭제

      글쎄요. 님께서 말씀하시는 그 속사정, 진짜 사정이 무엇을 말씀하시는 것인지요? 잘 모르겠군요.

    • 정~알고 싶으심, 님 상사한테.. 2011.10.28 01:08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니까, 편집장한테 물어보심 될거 같은데요~
      ^^


 박원순 변호사는 정말 바쁜 사람입니다. 아름다운 재단 10주년을 빌미로 한번 인터뷰나 해볼까 싶었던 제 마음이, 약속시간을 정하는데 진을 빼느라 차츰차츰 지쳐버릴 정도였으니까요. 30분마다, 1시간마다 약속이 빼곡히 잡혀있을 정도로 바쁜 일 중독자, 박 변호사. 당신은 정말 욕심쟁이 우후훗!입니다.

 하지만 인터뷰가 시작되자, 전 그가 워커홀릭이라기보다는 천진난만한 아이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는 정말 인터뷰어를 편안하게 해주는 인터뷰이였습니다. 질문 하나를 툭 던지면 대답이 노래하듯 끊임없이 흘러나오더군요. 랩 같기도 하고 외운 대사를 읊어대는 배우같기도 했습니다.


 저는 그가 일을 일이 아닌 놀이처럼 대하고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근황에 대해 가볍게 물었더니 외국 나가 말썽피우기 일쑤였던 공무원들을 위한 해외 연수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는 둥, 소기업을 육성하는 ‘희망수레’를 준비한다는 둥 앞으로 벌일 일들까지도 구구절절 흘러나옵니다.

 그에게선 젊음이 뚝뚝 묻어났습니다. 별이 반짝이는 듯한 희망제작소 엠블럼과 아름다운재단의 아름다운 로고를 설명하며 “좋은 일 한다고 대충하면 안 통합니다. 늘 마케팅과 카피가 중요합니다”라고 합니다.

 젊은이들 못지 않게 소셜미디어도 100% 활용하고 있더군요. 희망제작소에 중고자동차가 필요해 트위터에 올렸더니 벌써 후원하겠다는 중고차 3대를 확보했답니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도 “14년된 카렌스 쓰겠냐”고 연락이 왔다며 아이처럼 좋아합니다. 그는 트위터에 떠도는 수많은 이들의 독백, 하소연, 엉뚱한 소리마저 즐겁게 듣는다고 합니다.

 이미 이 정부로부터 온갖 탄압을 받아온지라 정부에 쓴소리를 하는 것도 물흐르듯 자연스럽습니다. 국정원 사찰 논란으로 국가로부터 소송까지 당하는 수모를 겪었건만 “대통령께 감사”라는 쏘 쿨한 답변으로 다큐를 코미디로 승화시켰으니까요. 이 정부의 어느 장관은 코미디를 다큐로 읽어 자신이 ‘소통불가’임을 만천하에 알렸건만…. 2010년 소통 불통의 사회에서 그가 ‘소통의 달인’으로 정평이 난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았습니다. 그야말로 우리시대 진정한 ‘핫가이’가 아닐까요.

 2010-10-15 (photo by 강윤중 기자)


“기부 문화를 바꾸는 원동력이 된 것은 투명성”
글 이고은·사진 강윤중 기자 freetree@kyunghyang.com
입력 : 2010-10-14 21:32:20수정 : 2010-10-15 08:49:44

ㆍ‘아름다운 재단’ 창립 10주년, 총괄상임이사 박원순 변호사


 
2000년 ‘아름다운 재단’이 문을 열기 전만 해도 한국 사회에서 기부란 연말 TV 프로그램에서나 듣는 단어였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기부는 예전보다 훨씬 우리에게 친숙한 일상의 단어로 변모하고 있다.

지난 11일 재단 10주년을 맞아 만난 총괄상임이사 박원순 변호사(사진)는 “아름다운 재단이 우리 기부문화를 바꾸는 원동력이 된 것은 바로 투명성”이라고 말했다.

“초창기 아름다운 재단의 목표는 기부문화를 확산시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자는 것이었죠. 당시만 해도 사람들은 돈도 있고 기부할 마음도 있는데 누굴 믿고 어디에 기부하느냐가 문제였거든요. 결국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신뢰를 얻는 것이었고, 그 신뢰의 기반은 ‘가장 투명한 재단’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아름다운 재단은 그동안 회계장부는 물론 재단 활동가들의 월급까지도 투명하게 공개해왔다. 그런 신뢰를 바탕으로 10년 동안 우리 사회의 기부문화를 선도하는 대표 재단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재단하면 떠오르는 ‘1% 나눔 운동’은 일시적이고 단편적인 이벤트에 그쳤던 기부행위를 지속적이고 꾸준한 나눔운동으로 승화시켰다. 또한 박 변호사는 “아름다운 재단 출범 이후 여성재단, 환경재단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민간 재단이 잇달아 생겨난 것도 성과”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선진국처럼 일상적인 기부행위가 정착하기엔 아직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이 현실이다. 박 변호사는 “미국 등 서양 국가들을 보면 갑부들이 재산의 절반을 뚝 잘라 내놓는 경우도 많은데 여전히 우리나라 부자들은 기부에 인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눔은 하나의 중독현상이자 전염병”이라며 “일반 대중과 국민들의 인식과 이해가 더 높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기본 철학의 문제가 아닌가 싶어요. 수십년간 성장시대를 겪고 황금만능주의가 지배하면서 사람들이 돈에만 매달리게 됐죠. 아무리 자본주의 사회라지만 혼자 잘 먹고 잘사는 게 목표는 아니잖아요. 우리의 품격을 좀 더 높이기 위해 학교 교육 등을 통해서 기부, 나눔에 대해 가르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박 변호사는 정부에 대한 불만도 털어놨다. 그는 “기부나 나눔문화를 확산하는 데는 정부보다 아름다운 재단 같은 비영리단체가 훨씬 효과적인데도, 정부는 공공의 일을 정부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는 것 같다”며 “아직 세금 감면 등의 혜택을 받지 못해 아름다운 재단은 부가가치세 10%를 고스란히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비영리단체에서 창출되는 수익이 국내총생산(GDP) 7%에 달할 정도”라며 “정부는 창조적이고 새로운 형태의 사회적기업인 비영리단체를 지원하고 육성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녹색산업이란 이름을 빌려 토목공사 위주의 1970~80년대식 개발을 하며 나라를 운영하면 지금 추구하는 경제성장이 신기루가 될 가능성이 많다”고 지적했다.

한편 박 변호사는 지난달 국정원이 자신에 대해 낸 명예훼손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승소한 것과 관련해 “정부가 억압, 탄압해주니 오히려 감사하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자신이 현재 상임이사로 재직 중인 ‘희망제작소’의 회원이 6000명을 돌파했다며 “완전히 자립하게 된 셈이니 대통령께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다. 위기는 늘 기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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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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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제로드™ 2010.11.08 07: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난 금요일(11/5) 거제문화예술회관에서 그의 강연을 보았답니다.
    정말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2. 백희정 2011.11.10 23: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구미에 사는데 이번에 서울시장에 박원순 시장님이 당선되셨다는것을 듣고

    많이 놀랐어요. 그리고 부러웠죠 ㅠㅠ ㅋㅋㅋㅋ당장 서울로 이사가고 싶을만큼 ㅋㅋ

    본받을 점이 참 많으신 분 같네요 ㅎㅎ 마치 드라마속의 바람직한 정치인의 모습을

    보는것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