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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1.11.09 한·미 FTA, 한눈에 보기! (1)
  2. 2011.05.23 아버지와 노무현 (12)
  3. 2010.12.01 안상수 대표에 얽힌 추억 (12)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놓고 정국이 뜨겁습니다.

국회에서는 날치기 가능성도 감지되면서 ‘전운’마저 감돌고 있습니다. 국회 밖도 마찬가지입니다. 한·미 FTA에 반대하는 국민들은 또다시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왔습니다.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는 촛불집회가 열렸고, 서울 여의도 곳곳에서도 반대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온라인 세상에서도 한·미 FTA 논쟁이 뜨겁습니다. 신문·방송 등 언론들이 한·미 FTA에 대한 검증과 보도를 제대로 못해서였을까요.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난상토론이 벌어졌습니다.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가 쏟아지는 국민의 질문과 비판에 SNS로 해명·반박하는 재미있는 풍경도 연출되고 있습니다. 통상교섭본부(@ftapolicy)는 “한·미 FTA는 완전한 금융개방이 아닙니다. 안전장치는 충분히 마련되어 있습니다” 등의 트위터 멘션을 날리면서 홍보에 열심입니다.

지난 3일 이 문제를 다룬 MBC <100분 토론>이 방영되자 트위터서도 실시간 토론이 이뤄졌죠. @KS*******t는 “한나라당 정옥임 의원님, 81개 나라와 ISD(투자자-국가소송제)를 맺어 괜찮다고 하시는데 81개 나라와 맺은 것도 잘못됐다면 고쳐야 하는 거죠”라고 썼습니다. @re*******o는 “1. 최재천, 청와대로. 2. 김종훈, 청문회로. 3. 정옥임, 개그 콘서트로. 4. 김동철, 복덕방으로”라고 감상평을 올렸습니다.

정부가 한·미 FTA 홍보광고에 노무현 전 대통령을 등장시킨 것도 공분을 샀습니다. FTA 국내대책위원회와 기획재정부가 만든 이 영상은 “노무현 대통령이 시작한 한·미 FTA, 이명박 대통령이 마무리하겠습니다”라는 문구로 한·미 FTA의 정당성을 호소합니다.

영화배우 문성근씨는 트위터(@actormoon)에 “FTA 광고에 노무현 대통령님을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고, @De******는 “미국 입맛에 맞추기 위해 완전히 내용을 바꿔버린 FTA인데 그걸 ‘노통’ 때의 것과 비교하느냐?”고 질타했습니다. 페이스북에 이○열씨는 “살아계실 때는 갖가지 방법으로 나쁜 사람 만들더니 이제는 고인이 되신 분을 자신들의 목적에 따라 이용하려는 것”이라며 정부의 ‘꼼수’를 꼬집었습니다.

정부는 왜 노 전 대통령까지 끌어들이면서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처리하려는 것일까요? FTA 종합지원포털에 들어가면 설명이 나와있습니다. 시장 개방을 통해 경쟁을 심화시켜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MB 정부 들어 추가협상한 내용에 대해 알아보고 싶으시면 ‘한·미 FTA 관련 추가협상 결과 상세 설명자료’ 원문을 읽어보세요.

많은 국민이 우려하는 것은 바로 경쟁이 심화되는 과정에서 배제되고 소외되는 이들이 생기기 마련이라는 겁니다. 이들을 위한 피해 대책이 절실합니다. 만약 한·미 FTA가 발효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정태인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원장은 10월15일자 경향신문 기고 ‘1% 위한 FTA, 다시 촛불을 켜자’에서 FTA가 결국 1%만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길임을 지적합니다. 또 정 원장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후 17년이 지난 멕시코와 캐나다 사례를 통해 한·미 FTA가 가져올 한국의 미래를 내다봅니다.



이해영 한신대 교수(국제관계학)는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서두르지 않아도 될 이유를 블로그(한미 FTA 비준동의 서두를 일 없다)에서 5가지로 설명합니다.

첫째 번역 오류 문제 등 ‘기본’이 안된 협상이라는 점, 둘째 피해 대책이 없다시피 할 정도라는 것, 셋째 ISD를 비롯한 독소 조항, 넷째 양극화를 부추길 뿐인 한·미 FTA의 경제효과, 다섯째 지금 다급한 쪽은 우리가 아닌 미국이라는 점 등입니다. FTA와 관련한 자료는 ‘경향신문 FTA 아카이브’
에 많이 있으니 더 알아보고 싶으신 분은 들러보십시오.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가 ‘ISD 종결자’를 자처하고 나섰습니다. 이 대표는 “ISD 논란, 이 글로 종결하겠습니다”라는 글에서 ISD와 역진방지 메커니즘, 네거티브 리스트 등 10개 독소조항을 꼼꼼히 지적하고 비판합니다.

7일자 경향신문 ‘아침을 열며’ 코너에서는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동명이인인 김종훈 경제부장이 “한·미 FTA로 역적이 될 것인가”라는 제목의 칼럼을 썼네요. 김 부장은 “분명한 ‘걱정거리’가 FTA에는 드리워져 있는” 한·미 FTA를 “눈앞에 보이는 이득만을 따져 서둘러 비준”한다면 “자칫 미래세대에 지금 살고 있는 모두가 ‘나라를 팔아먹은 역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지난해 이맘때 정태인 원장의 글 ‘마이 컸다, 김종훈’
이 떠오릅니다.

이고은 기자 freetr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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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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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칼이쓰마 2011.11.15 16: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부산에서도 촛불을 들고 있답니다.
    매일 밤마다 출근(?) ㅋㅋ

5월 23일. 오늘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돌아가신지 2주년이 되는 날이다. 벌써 2년이나 지났다니, 시간이 이렇게도 빠른가 싶다.

2년 전 오늘, 노 전 대통령이 급작스럽게 세상을 떠났을 때가 떠오른다. 그날은 토요일이었다. 그날은 지금의 남편(당시 남자친구)이 경기도의 한 도서관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자신의 ‘직업의 세계’에 대해 작은 강연을 하기로 했던 날이었다. 그래서 강연에 가서 사진도 찍어주고 하겠노라고 신나서 아침부터 수선을 떨며 일어났다.


봉하마을


그런데 정말 상상도 하지 못했던 뉴스가 망치처럼 내 머리통을 때렸다. 1보는 ‘노 전 대통령의 건강 이상설’로 병원에 입원했다는 내용이었지만, 뉴스는 곧이어 ‘노 전 대통령 자살기도설’에서 ‘노 전 대통령 사망한 듯’으로 급진전했다.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노 전 대통령 사망’이라는 뉴스가 모든 매체를 뒤덮었다.

노 전 대통령은 내가 성인이 되어 처음으로 투표권을 행사한 첫 정치인이자, 첫 대통령이다. 나는 노 전 대통령을 지지했고, 그가 대통령으로서 보여준 행보들과 탄핵 사태 등을 지켜보며 머리가 굵어졌다. 나는 그를 통해 사회를 보고 세상을 공부한 새파란 학생이었다.

2002년 대통령 선거 당시 노 전 대통령


충격과 슬픔 속에 멍하니 TV만 바라보고 있었는데, 머리 속에는 언뜻 두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아, 강연보러 못 가겠구나. 출근해야겠네.’

아니나 다를까 선배로부터 여의도 한나라당사로 출근하라는 전화가 울렸다. 정치부에서 한나라당에 출입하던 때였다. 신문이 일요일날 나오지 않기 때문에 신문기자들에게 토요일은 무조건 휴일이다. 하지만 이날, 입사 후 최초로 ‘호외’라는 것을 만들었다. 나는 역대 대통령들이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를 취합하는 기사를 작성했다. 지금은 고인이 된 김대중 전 대통령은 “내 몸의 반이 무너진 심정”이라며 통탄했다.

언론들은 노 전 대통령의 사망에 대한 각종 해설 기사들을 쏟아냈다. 대체로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과 관련된 검찰 수사에 따라 받은 심리적 압박을 큰 이유로 꼽았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을 포괄적 뇌물 수수의 주체로 몰아가기 위한 압박을 더해갔고, 검찰 수사 내용은 언론을 타고 중계되듯 세상에 알려졌다. ‘도덕성’과 등치되던 노 전 대통령에게는 견딜 수 없는 고통이었으리라는 짐작을 한다.

2009년 5월 24일자 호외 경향신문


노 전 대통령은 우리에게 ‘사람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애썼던 아름다운 대통령으로, 사람 냄새 나는 아버지와도 같은 존재로, 아련한 추억이 되어 기억 속에 남았다. 하지만 그를 잃은 뒤 우리 사회는 많은 방황을 해야만 했다.

상대적으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실망과 분노는 더욱 커진 것 같다. 같은 박연차 사건 의혹에 휩싸였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정치인은 재·보궐 선거에서 성공해 국회의원 배지도 달게 됐다. 노 전 대통령을 둘러싸고 있던 진보 진영은 여전히 안개 속을 걷고 있다.


오늘은 노 전 대통령 뿐만 아니라 3년전 나의 아버지께서도 돌아가신 날이다. 아버지 제사는 음력으로 지내기 때문에 우연히 날이 겹친 것이긴 하지만, 왠지 오늘을 맞는 내 마음은 참 쓰다.

생전에 아버지와 나는 노 전 대통령 때문에 많이도 싸웠다. 보수적인 경상도 아저씨였던 아버지는 노 전 대통령에게 한 표를 던졌던 내게 늘 쓴소리를 하셨다. 나는 늘 아버지와 진보니 보수니 툭탁툭탁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기자가 된 뒤에는 당신의 딸을 참 자랑스러워 하셨고, 경향신문이 지향하는 바와 가치들에 대해 인정하고 이해하기 시작하셨다. 그러나 그 시간은 그리 길지 못했다.

이제는 아버지도, 노 전 대통령도 곁에 없다. 공교롭게도 오늘은 두 어른 모두, 살아있는 자들의 그리운 인사를 듣고 계실 것이다. 가끔 저 세상에서 두분께서 우연히라도 마주치셨을지, 그렇다면 아버지는 노 전 대통령을 이해하고 계실지 궁금해진다. 모두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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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칼이씀아 2011.05.28 15: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소원중 하나가 퇴임후의 대통령이 대통령되기 전의 직업인으로(보통사람으로)
    돌아 가는 모습을 보는거였는데...
    이분이 저의 소원을 들어주신 분입니다.
    쫓겨나거나 총맞아 죽거나 재판을 받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모습은 얼마나 아름답던지..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남들은 권력을 놓는게 두려웠을텐데 이분은 무거운 짐이라 홀가분한 마음으로 고향으로.

    어떤이가 자살이 아닌 순교라 합디다.
    잃어버린 10년을 되돌릴려는 명바긔의 의도를 무산시킬려고.
    자살 덕분에(?) 그를 알려는 이들이 늘어나고,
    그를 알고 있던 사람들은 보다 더 그를 알기위해 노력하고,
    그를 등졌던 사람들조차 그 죽음을 들여다 보면서 자신의 잘못을 후회하고 있다고.

  2. 2011.05.28 22: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3. 주태백 2011.06.18 07: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아버님과 좋은 대통령을 가지셨든 당신은 인생의 좋은 자산을 가지셨습니다.
    항상 생각이 깊으시고 열정적인 당신의 모습을 사랑합니다.

  4. 이고은 2011.06.20 10: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과분한 칭찬에 부끄럽습니다. 벌써 이 글을 쓴지도 한달이 다 되어가네요. 시간 참 빠릅니다. 더운 여름인데 건강에 유의하세요.^^

  5. 국화향 2011.08.22 00: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정치를 잘 모르지만 큰별이 진 느낌은 지워지지 않습니다 그때 장례기간 때 조문은 다녀왔습니다 애들 데리고 다시 찾아뵙고 싶습니다

  6. 정경모 2011.08.26 14: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자가 이렇게감정이 한쪽으로지우쳐서야....

    꼭그렇게생각하지않는사람도있읍니다

  7. 가리비 2011.10.12 09: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때의 상황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네요. 잘봤습니다. 좋은 아버지를 두셨나보네요.

  8. 노무현 스스로가 만든 불행 2011.10.25 22: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고은기자님의 글을 종종 읽어오던 사람으로서 이기자님이 노무현을 추종하는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조금 당황스럽네요. 이런 성향의 사람들을 보면 일종의 철부지의 치기가 느껴집니다. 저는 다행히 아버지와 같은 의견과 성향을 가졌고 가족끼리의 대화에 있어서 정치적이거나 시사적인 문제로 한번도 언성을 높이거나 마찰을 빚은적이 없습니다. 아버지는 자식들과 이런 문제로 의견대립이 없어 너무 좋다고 하셨습니다. 아버지의 다른 친구들의 경우와 비교해서 말이죠. 이기자님의 아버님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되네요. 진보성향의 딸의 철없는 말에 얼마나 속이 타셨을지...지금 생각해보면 부모자식지간에 이런 의견차이로 인한 생각의 골이 없다는 것은 큰 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외신들이 말하는 한국 대통령 역사상 가장 불행하다고 한 진정한 의미를 잘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사람 사는 세상을 천명했지만 결국 사람 살기 힘든 세상을 만들었고 사람 냄새나는 사람처럼 보이고자 했지만 결국 위선자의 악취를 세상에 퍼트리고 이 세상을 포기했습니다. 이처럼 무모하고 자격미달의 사람이 이처럼 우상시되고 신성시되는 경우는 한국 역사상 아니 세계 역사를 보더라도 보기 드문 경우일 겁니다. 밖에서 보는 노무현에 대한 정확하고 매서운 평가를 정작 안에서는 아직도 이성을 마비시키는 노무현이라는 지독한 최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들로 인해 희석되고 평가절하된다는 것이 안타까울뿐입니다.

    • 경사 2012.04.09 17: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당신 불행하다는 의미나 아쇼?
      현 누구처럼 거짓말에, 장병들이 죽어가고있는데,불구경하는 사람은 좋은 세상을 만들고 있는 중이겠네요?
      당신 알바요???
      진정으로 당신이 바른말 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면, 국가 세금을 제 멋대로 유용하고, 재산 환수도 않는 파렴치한 전 대통령이나 뜯어보쇼? 썩은 알바씨!!!

  9. 어쩌피대통령감은안보여 2012.01.14 06: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노무현 대통령을 추억하는건 개인 감정 아니겠습니까? 솔직히 성향 따지는 것보다는 현 실태의 문제점을 꼬집어서 없애려고 노력하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아야할텐데... 그리고 2011/10/25 노무현 스스로가 만든 불행 이라는 분 성향에는 나이 성별 아무런 관계도 없을 뿐더러 정신의 성숙함을 따지는 의미가 되지 않습니다. 그렇게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것이 나라를 갈등하고 대립하게 만들어 가는것 뿐이지요. 무조건적 험담은 지식을 갖추었다는 사람이 가져서는 안될 글입니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의 요즘 행보를 보니 연일 헛웃음이 터집니다.

‘행불상수’라는 별명의 소유자이신 안 대표께서 연평도에 군복을 갖춰입고 방문해 사람들을 아연실색케 하는가 하면, “전쟁이 나면 입대하겠다”시면서 ‘배고프면 밥 먹겠다’ 수준의 발언으로 국민을 웃기고 계십니다. 

포격이 이뤄진 현장에서 보온병을 들고 “이게 포탄입니다. 포탄”이라고 진지하게 한마디 하시더니, 논란이 되자 보도자료를 통해 방송사에서 연출한 것이라며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습니다.

연평도 현장에서 보온병을 살펴보고 있는 안상수 대표(가운데). 경향신문 DB


어제 오늘, 코미디같은 뉴스를 보다보니 안 대표를 조금은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었던 때가 떠오릅니다. 2007~2009년 저는 정치부에서 한나라당을 출입했었답니다. 안 대표가 사상 최초로 원내대표를 두 번씩 지내던 시절입니다.

당시 취재일지들을 한번 찾아봤습니다. 2009년 노무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하셨을 당시 안 원내대표의 발언들이 눈에 띄네요.

지난해 5월 23일, 노 전 대통령이 부엉이 바위에서 뛰어내렸다는 소식에 전 국민이 충격에 빠져있었을 때죠. 한나라당도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었습니다. 

공식 회의 전, 안 대표는 짜투리 시간을 이용해 노 전 대통령과의 ‘깊은’ 인연에 대해 소개합니다.

“노 전 대통령과 나는 연수원 동기입니다. 더군다나 고향이 나는 마산이고, 노 전 대통령은 진영으로 20분 거리입니다. 2년간 연수원에서 자리도 한 칸 건너 옆자리였습니다. 친하게 지냈습니다. 
노 전 대통령과 나는 교수들을 자주 괴롭히는 스타일이었습니다. 농담도 자주 하고 잘 달려들기도 해서 거의 레프트윙, 라이트윙 이랬습니다.

그러다 검사, 판사로 갈라졌지요. 내가 대구지검에 검사로 가 있을 때 노 전 대통령이 부산에서 변호사하면서 당시 항소심이 대구에서 있어서 자주 왔습니다. 
당시에 자기 형 빚 갚아주느라고 돈이 없다고 해서 나한테 밥도 참 많이 얻어 먹었어요.…(중략)… (노 전 대통령이) 의정보고서 낼 때도 돈 보태달라고 해서 내가 돈도 보태줬어요.…(중략)…96년 무렵에 정치 입문할 때 나는 DJ에게 영입 제의를 받았고 노 전 대통령은 꼬마 민주당에 있었는데, 그때 마침 이회창 씨가 영입되면서 나는 신한국당 들어가고 정치적 길을 달리하게 됐죠.”


2009년 5월 26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향소를 찾은 한나라당 지도부. by 김정근 기자



한 나라의 대통령을 지낸 분이 검찰 수사를 받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이야기가 어째 이상하지 않은가요. 고락을 함께 한 연수원 동기로서 추억에 젖는 것은 이해가 갑니다만, 왜 고인에 대한 추억보다 자신이 뭔가를 ‘베풀어 준’ 추억들만 간직하고 계신 건지 좀 의아하더라고요.

그러자 옆에서 듣고 있던 정몽준 당시 당 대표가 그에게 묻습니다.

정몽준 : “최근에 연락하거나 만난 적은 있으세요?”
안상수 : “전혀 없었어요.”
정몽준 : “그때 만나시고 그랬으면 이런 사고를 예방했을지도 모르는데….”
안상수 : “한참 수사 중이었잖아요. 대통령 된 다음에는 못봤어요. 한번도….”

전 이쯤에서 빵 터졌습니다. 어찌 웃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로부터 석달 후, 김 전 대통령이 서거하셨을 때도 안 대표식 추억 회고는 이어집니다. 

첫마디는 “정치가 참으로 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로 시작합니다. 그러나 이어지는 내용인즉슨, 김 전 대통령이 안 대표를 정치에 입문시키기 위해 서울 ‘송파을’ 지역구 공천을 제시하는 등 애를 썼지만, 자신은 이회창씨를 따라 신한국당에 입당해 과천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때는 당시 입당을 권유해준 것에 대해 감사 인사를 하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을 표시하셨습니다. 그런데 왜 전 그 말씀들이 김 전 대통령에 대한 추억보다는 ‘나는 정치권이 탐내는 정치 신예였다’는 자랑으로만 들렸던 걸까요. 제 귀가 이상한 걸까요.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안 대표와 얽힌 개인적 추억은 별로 없네요. 안 대표를 비공개적인 자리에서 만나기는 무척 어려웠던 것으로 기억하거든요.

한번은 한나라당에 출입하는 한겨레신문, 오마이뉴스 기자(하필이면 이런 조합이었을까;;)와 함께 안 대표를 만나러 대표실을 찾아간 적이 있었지요. 그런데 저희는 한참을 기다리고도 만나지 못했답니다. 자리에 있으셨으면서도, 바쁘셨는지 만나주질 않으셨거든요. 다른 신문사 기자들은 좀 다른 이야기일 수도 있겠네요.

"기자가 찾아가면 다 만나야돼?”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으실까 싶어 부연설명드리자면, 국회 출입기자들과 국회의원들간의 만남은 비교적 자유롭고 잦은 편입니다. 정치인이 언론과 대화하는 것은 간접적으로 국민과 대화하는 것이기도 하니까요. 권위적인 것과는 좀 거리가 있는 홍준표 원내대표 시절엔 기자들이 제방 드나들듯, 말도 없이 불쑥불쑥 대표실에 들어가기도 할 정도였죠.

어쨌든 한시간 뒤쯤 전화가 왔습니다.

“어, 이기자~. 미안해요. 기분 나빠 하지 마요. 내가 다음에 밥 한번 살게요.”

하지만 그로부터 1년이 넘게 지났는데도, 안 대표가 밥을 사신 기억은 없네요. 아무래도 세 언론사 중 하나 아니면 저를 비롯한 기자 중에 싫어하는 사람이 있었나보다 생각도 해봅니다. 전 소심하니까요. 흐흐. 

그때는 굳이 함께 밥을 먹고싶다고 생각한 건 아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조금 아쉽긴 합니다. 그랬다면 안 대표께서 선사하는 ‘안상수식 코미디’를 몇편 정도는 더 관람할 수 있었을텐데요.
Posted by 이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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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천후 2010.12.02 07: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명백한 증거가 있는데도 ytn보도를 날조네, 조작이네 밀어붙이는 작태를 보이는 중에
    혹 불똥이 튈까 염려됩니다.
    무튼 덕분에 아침부터 웃음 한 번 짓고 갑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2. 이방인 2010.12.02 18: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행불상수 미필변수

    • 이고은 2010.12.03 10: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최근 트위터에서 안대표 패러디하기가 유행이더군요. 이번 일로 인지도만 상승한 건 아닌지... 정치인은 아무리 좋은 이야기가 아니라도 대중들로부터 자주 거론되는 걸 더 반가워하기도 하던데 말입니다. 아이러니지요?

  3. 정씨 2010.12.02 20: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상수에 대해 더 뭐라고 말을 해야할지,
    그사람 지인을 통해 이기자님의 글을 필독하라 전할께요...

    • 이고은 2010.12.03 10: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니 뭐하러 그런 수고까지. 혹 이글을 보신다면, 또 본인만 기억하고 계신 저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을 늘어놓지 않으실까요?ㅋㅋ

  4. 감우성 2010.12.03 18: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근데 이렇게 당사자에게는 아픈 과거의 일화를 공개해도 되는건지...일반인은 잘 모르는 정치인의 진면목을 알게 돼서 좋았습니다. 이기자님 조만간에 가까이서 뵐 수 있을 것 같네요. ㅋㅋ

  5. 키레네 2010.12.06 08: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고은기자님 글 참 재미있네요.ㅎ

    예전에 정치부에 계실때 '우와 진짜 미인이다'라고 생각했는데.^^

    잘보고 갑니다!!

  6. 하하하 2010.12.24 15: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상수는 정권교체의 비밀병기 그가 딴나라당 대표로 계속 있어야 합니다요..한국정치사에서 제일 웃기는(?) 사람..상수개그 보는 맛에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