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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옥'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1.01.21 미셸과 김여사의 T.P.O 패션 (4)
  2. 2010.12.14 50억 뉴욕 한식당엔 된장찌개가 있을까? (4)

미셸 오바마의 패션 감각은 익히 잘 알려져 있다. 특히 큼직한 프린트 무늬가 들어간 화려한 원피스나, 눈에 띄고 화려하지만 천박해보이지 않는 원색의 원피스를 선택하는 감각은 가히 탁월하다.

이번 미·중 회담 후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서도 미셸의 붉은 드레스는 그의 탁월한 감각과 센스를 가감없이 보여줬다. 미셸은 이 자리에서 공단 소재로 된 붉은 색 꽃잎 무늬의 이브닝 드레스를 입었다. 비대칭 어깨선에 자연스레 주름이 잡힌 이 드레스는 미셸의 건강하고 섹시한 몸매를 그대로 드러내, 그의 패셔니스타 다운 면모를 한껏 과시했다.

미셸 오바마와 후진타오 주석. 경향신문DB

그의 감각이 더욱 돋보인 것은 이 만찬에 초대된 국빈이 중국 후진타오 주석이라는 점이다. 중국인들에게 좋은 기운을 가져다 주는 색인 붉은 색 드레스를 일부러 골랐다는 이야기인데, 그의 세심한 감각과 배려에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퍼스트레이디로서, ‘T.P.O(Time(시간)·Place(장소)·Occasion(상황))’ 패션의 아주 적절한 예다. 시쳇말로 ‘센스 돋는’ 선택이다.

그의 드레스는 향후 미·중 관계의 미래를 점쳐볼 수 있는 하나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그의 드레스를 보고 있노라면, 그는 단순히 영부인에 그치지 않고, 미셸 자신이 독립된 정치가이자 오바마의 동반자라고 느끼게 된다. 미셸은 패션을 똑똑하게 이용할 줄 아는 전략가다.

그의 패션이 정치·사회적으로 회자된 것은 이 뿐만이 아니다.

2009년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 때 미셸이 선택한 노란색 드레스는 경제 위기에 놓인 미국에 ‘희망’의 상징으로 거론됐다. 또 대선 기간 중에도 중요한 매 순간마다 강렬한 색감의 의상을 입어 화제에 올랐다. 패션을 사랑하는 미국인들에게 패셔니스타로서의 자리매김이 무척 중요하다는 것을 안 것이다. 공화당의 페일린이 15만 달러 쇼핑 스캔들에 시달리자 그는 영리하게도 캐주얼 브랜드 제이크루를 입어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 당시. 경향신문DB

퍼스트 레이디의 의상은 한 국가의 브랜드와도 맞먹는다. 때문에 미국의 퍼스트 레이디들은 대중과 소통하는 하나의 방식으로 오랫동안 패션을 활용해왔다. 미셸은 ‘블랙 재클린’이라 불릴 정도로 패션에 있어 대중의 인정을 받고 있다.

큰 키와 탄탄한 몸매를 강조하는 과감한 의상을 자주 선택하는 미셸의 스타일은 굉장히 미국적이다. ‘핫’ 하고 ‘힙’ 하다. 미셸이 선택하는 브랜드도 알렉산더 맥퀸, 마크 제이콥스 등 현재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디자이너들의 옷이 대부분이다. 명품 브랜드의 본고장 프랑스의 카를라 브루니가 자국의 고전적 브랜드 디올과 샤넬을 입는 것이 당연한 것과 마찬가지다.

미셸 오바마의 아름다운 붉은 드레스를 보고 있노라니, 지난해 G20 정상회의 때가 다시금 떠오른다. 각국 여성 지도자와 지도자의 부인들이 한 자리에 모인 자리였던만큼 이들의 패션도 당시 큰 이슈였다.

G20 당시 김윤옥 여사. 경향신문DB

그때 김윤옥 여사는 정장 투피스에 모피 숄을 두른 모습을 선보인 적이 있다. 나는 동물 애호가도 아니고, 개인적으로 모피를 적절히 활용한 의상이 상당히 멋스럽다고도 생각한다.

하지만 패션의 기초는 T.P.O다. 이 옷을 선보인 곳은 창덕궁(Place)이었고, 한복패션쇼를 관람하는 자리(Occasion)였다. G20 국가의 손님들을 초대한, 말 그대로 ‘국격’을 가늠해볼 수 있는 때(Time)이기도 했다. 이 같은 여건에서 여사는 T.P.O의 원칙을 무시한 셈이 됐다. ‘모피’의 상징성과 퍼스트레이디의 연관성을 생각하면 적절한 선택이었다고 말할 수 없다. 한 동물 보호 단체는 “세상에서 가장 추악한 옷”이라며 여사를 맹비난하기까지 했다.

우리나라에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가 있는 것도 아니고, 퍼스트레이디라고 해서 마냥 한복만 입고 국제 무대에 등장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후진타오 주석을 맞아 미셸이 고른 붉은 드레스와 각종 로비 의혹에 휩싸여온 여사가 두른 모피 숄 사이에는 엄청난 간극이 있다. 패션이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 않지만, 많은 것을 함축해주기 때문이다.


Posted by 이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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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긴식을 좋아하는사람 2011.01.22 06: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고 보니 그렇네요.
    어제 낮에 정동영의원 부인을 봤는데
    순간적으로 저분이 영부인 였으면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었는데
    이 아침 우연히 이런 글을 보게되니 묘한 생각이 듭니다.

    • 이고은 2011.01.24 11: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우아하거나 기품있기만 한 퍼스트레이디를 기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진정성이 느껴지길 기대할 뿐입니다. 민혜경씨에 대한 판단은 차치하고요...

  2. 누빔.. 2011.01.22 11: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누빔으로 대표되는 겨울한복도 멋스러웠을텐데....하긴 발가락다이아라는 별명이 괜히 생겼을리가..

    • 이고은 2011.01.24 11: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듣고 보니 그러네요.
      2007년 겨울, 대선 바로 전날 MB 유세장에서 김윤옥 여사를 바로 앞에서 뵌 적이 있는데 인상도 좋고 참 밝으시더군요.
      하지만 개인의 그것과 퍼스트레이디에게 우리가 기대하는 모습은 별개인 것 같습니다.

우리 회사가 위치한 ‘정동’에는 맛집이 많다. 회사 다니는 큰 재미 중 하나다.

왜 그런고 생각해봤다.

첫째, 역사가 깊은, 오래된 동네이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같은 장소에서 밥집 장사를 하고 있다는 말은 그만큼 맛에 있어서 인정을 받았다는 말일 게다. 덕수궁 정동길이 시작하는 시청역에서부터 우리 회사로 올라오는 길 내내 크고 작은 레스토랑과 식당, 찻집이 간간이 늘어서 있다.

입사 때부터 속이 느끼할 때마다 갔던 부대찌개집이나 김치찌개집은 아직 80~90년대 느낌이 난다. 지저분해보이긴 하지만 왠지 마음이 푸근하다. 우리 회사에서 바로 길만 건너면 ‘평동’인데, 여기에도 골목골목에 오래된 맛집이 많다.

좋은 길. 덕수궁 정동길. 경향신문 DB


둘째, 봄이고 가을이고 계절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덕수궁 정동길 덕택이다. 식사가 끝나고 이 그윽한 길을 사뿐사뿐 걸으며 산책을 하는 것은 너무나 행복한 일이다. 이건 이 동네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특혜 중 하나다. 맛에 영향을 미치는 아주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분위기라고 하지 않던가. 식사 후 좋은 길을 걸을 수 있다는 좋은 마음이, 음식의 맛까지도 좋게 하는 최면 역할을 한다고 나는 믿는다.

셋째, 광화문이 가까워 직장인들로 붐비기 때문이다. 점심 시간만 되면 정동 근교에는 어딘가에서부터 꿀렁꿀렁 쏟아져 나오는 정장 차림의 직장인들이 순식간에 동네 식당들을 점령한다.  이건 뭐 ‘목’이 좋다는 것으로,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다.

어쨌든 나는 취재원이나 외부에서 손님이 오면 늘 정동의 맛집들을 자랑했다. 어딜 가든, 평균 이상의 운치와 맛깔난 밥을 만날 수 있다는 요지였다.

그러던 내가 어느날부터 꺼리게 된 곳이 한 군데 있다. 과거에는 두부 전문 한식당이었는데, 몇개월 전부터 ‘고급 한식 레스토랑’을 표방하고 있는 곳이다.

처음에는 깔끔하고 고급스럽게 잘 차려진 인테리어에 솔직히 마음을 빼앗겼다. 여느 고급 레스토랑 못지 않게 세련된 분위기에 매너 좋은 웨이터들까지, 여성들이라면 좋아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메뉴판을 펼치면서부터 내 표정은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메뉴판은 대강 뭐 이런 식이었다.

‘전북 순창의 햇살을 듬뿍 담아 OOO 명인이 숙성한 고추장을 버무린 양념장’ ‘영광 법성포 OO 앞바다에서 잡은 은은한 빛깔의 참조기 구이’….

가격은 더욱 기가 막혔다. 점심식사는 단 3종류뿐. 그것도 코스로! 가장 싼 게 2만5000원! ㅎㄷㄷ.

코스로 샐러드, 미역국, 조기구이, 차 등이 순서대로 나왔는데 그 모양새도 좀 우스웠다. 세련되게 차려입은 웨이터가 “전북 순창의 햇살을 듬뿍 담아…” 식의 느끼한 멘트를 하며 내려놓은 것은 우아한 스프 보~울에 담긴, 미역 몇가닥 들지 않은 ‘썰렁한’ 미역국이었다. 대체로 질보다 양에 좌우되는 나는 적잖이 분개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맛은 주관적인 것이니 언급하지 않겠다. 어쨌거나 내 소감을 한마디로 말하면 “웬 호들갑”이었다.
 

서양식으로 잘 차려진 한식밥상. 드라마 '식객'의 한 장면. 경향신문 DB


회사로 돌아오니, 이미 이같은 경험을 한 사람들이 더러 있었다. 그리고 다들 ‘다시는 그 식당을 가지 않으리라’ 다짐하고 또 하고 있었다.

우리는 토론 끝에 “이게 다 한식 세계화라는 허상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세계화’라는 구호를 추종하다보니, 미국·유럽의 서구식 식습관만 떠올려 질은 차치하고 모양만 그럴싸한 ‘비싼 한식’을 내놓는다는 거다. 비싸면 뭐 좀 있어 보이나 싶고, 뭐 좀 있어 보이면 우리나라도 덩달아 품격이 높아진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라는 나름의 ‘분석’들도 내놓았다. 이명박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 주도로 정부가 ‘한식 세계화’를 선도한다는 사실도 빈정이 상하는 데 은근히 한 몫을 하지 않았나 싶다.



그런 ‘한식 세계화’의 일환으로 미국 뉴욕에 ‘뉴욕 한식당’을 설립하는 데, 50억원의 예산이 통과됐다고 한다. 저소득층 아이들의 무상급식이나 영·유아 예방접종 예산을 삭감한 대신 ‘영부인 예산’ 챙기기를 한 것이라 여론의 비판이 거세다. 세계인의 ‘잇 플레이스’ 뉴욕에 고급 한식당을 개점한다고 하니 뭔가 있어보이긴 하지만, 정부가 서민 예산은 나몰라라 하고 그 국가 예산으로 식당 영업을 한다니 솔직히 쪽팔리는 일 같다.

50억원이나 들여 만드는 식당이니 앞서 예로 든 ‘전북 순창의 햇살을 듬뿍 담은…’ 식의 메뉴의 가격도 엄청나게 높아지지 않을까 싶다. 정부에서 나서서 하는 사업이니 최고 스타 셰프를 비롯해 세련된 웨이터, 레스토랑 매니저의 현지 인건비도 상상 이상일게다. 지글지글 끓는 구수한 된장찌개나 팍팍하게 삭힌 맛난 젓갈요리는 냄새가 심하다는 이유로 메뉴판에서 빠지지 않을까 우려도 된다.

CNN과 인터뷰하며 한식을 홍보하는 김윤옥 여사. 청와대 제공.



문득 지난 5월 내한한 미슐랭 3-스타 요리사 장 조지 봉게리히텐의 말이 생각난다. 그의 기자간담회에서 나는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다.

“한식이 서양인들의 입맛에 안 맞는 경우도 있는데, 한식이 세계에 진출할 때 한국 전통식으로 진출하는 것이 좋다고 보시나요? 아니면 서양인들의 입맛에 맞게 현지화하는 것이 좋을까요?”

‘한식 세계화’를 홍보하는 일환으로 초대된 그가 내놓은 답변은 뜻밖이었다.

“전통 음식을 (외국인의 입맛에 맞게) 변화시키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뉴욕에서 한국 음식을 선보인다면 한국식 그대로 만드는 것이 좋을 겁니다. (한식 고유의) 진정한 맛을 살려내지 않으면 실수를 범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타 셰프는 스타 셰프다.



Posted by 이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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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키레네 2010.12.29 11: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동 참 좋지요.ㅎ

    따뜻한 날에 점심 먹고 한바퀴 휙 돌다가 정동공원에 앉아서 햇빛이라도 쬐고

    있으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는데요.

    날씨도 추운데 정동국시에서 뜨끈한 칼국수 한그릇 먹고 싶어집니다.ㅎ

    • 이고은 2010.12.29 16:27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렇죠? 요즘은 날이 추워서 정동 산책을 할 수 없다는 게 너무 안타깝습니다.ㅠㅠ 눈길은 창밖으로 보기엔 좋은데, 다니기 너무 힘들어요. 흑.

  2. 칼이씀아 2011.03.01 21: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식뿐 아니라 모든면에 있어서 한국적인것이 경쟁력이 있을텐데..
    높으신 분들만 모르는것 같아요.

  3. 한정식 2011.05.20 10: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본문에는 농으로 질보다 양이라고 쓰신 것 같지만,
    그런 분께서 이런 글을 쓰신다고는 생각지 않고요.

    가격을 가지고 문제 삼는 것은 일단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음식의 양을 가지고 언급하시는 것은 개인적인 불만이 될 수도 있는데...

    하고자 하시는 얘기는 퓨전한식이 어떻게 세계화가 되겠는가의 내용이 주인 것 같은데
    글의 내용은 논점이 곁가지로 벗어난 느낌이에요.

    이름 난 대중적(?) 한정식집을 한번 볼까요?
    지화자, 삼청각, 석파랑, 필경재, 용수산, 배동받이
    풀향기, 들풀, 두레, 한미리, 토말 등
    주로 제가 업무상 많이 가본 곳이네요.

    가격이 어떻게 될까요?
    양은 많을까요? 물론이죠....
    5만원에서 12만원 가까이 하니
    눈꼽만큼만 나와도 코스가 많아 배는 부르게 되어 있고
    기호가 적은 메뉴는 남기기도 하죠

    물론 1~2만원의 한정식집은 남도에 가면 많이 볼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서울에도 일부는 있죠.
    그러나 메뉴 구성이 같던가요?
    메뉴도 같고 재료가 거의 비슷하다면 이고은님의 의견에 동의하겠습니다만...

    두번째로 퓨전한식...전통한식...
    저도 항상 이거다 라는 답은 찾지 못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스타쉐프 한명의 말 한마디로 전통한식이 세계화의 답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서울시에서 했던 행사에도 스타쉐프 (꼭 미슐랭가이드 2~3스타가 되어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들도 여러 다른 의견을 표출했습니다. 검색해보시면...

    아시잖아요? 에드워드 권도 있고...
    미국과 유럽에서 잘 나가는 한식당과 한식메뉴가 전부 전통한식 아니잖아요?
    그렇다고 전통한식의 매뉴얼이 있습니까?
    지역마다 다르고, 조리하시는 분마다 맛이 달라지는 한식을...

    제 생각엔 한식에도 여러 종류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전통도 필요하고 퓨전도 필요하고...
    남산에 있는 품, 삼청동 루 같은 노력도 있어야 하고
    지화자나 두레같은 노력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방적인 잣대..그것이 세계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아시는지요? 대부분의 호텔들이 한식당이 없는 이유와
    연회메뉴로서 한정식을 회피하고 있는지...

    그리고, 대부분의 서양사람들이 한국에 와서 행사를 할때
    한식보다 주로 양식을 먹고가는 이유를...

    전통한식의 장점에 반해 단점 때문에 세계화가 늦어지는 이유도 있음을 한번 알아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