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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1.06.29 결혼생활에도 공부가 필요해 (18)
  2. 2011.01.03 결혼 비용, 거품은 얼마나 될까? (10)
  3. 2010.10.20 연애, 하고 있나요? (11)

지난 4월에는 신혼부부 3쌍을 한꺼번에 만났다. 내가 담당하고 있는 착한시민프로젝트의 4월 주제가 ‘착한 결혼하기’였기 때문이다. 예비신랑·예비신부들이 자신들의 결혼 과정을 세세히 기록하며 소비주의로 점철된 ‘결혼시장’의 문제점에 대해 고발해보자는 취지였다.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무척 즐거웠다. 참가자들 모두 “세상에서 내가 가장 행복해”라고 말하는 듯한 표정으로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행복 바이러스를 전파했기 때문이다. 결혼하기도 전에 남·녀 사진을 합성해 가상 2세의 얼굴을 만들며 ‘2세 배틀’까지 보이는 기염을 토했으니 말 다했다.

'햄볶는' 착한 결혼하기 참가자들. 잘 살고들 계시죠?^^


태어나 가장 행복한 때를 살고 있으니 그런 행복한 기운이 온몸에서 뿜어져나오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어쨌건 다들, 너무 ‘귀·여·우·셨·다’는 사실을 꼭 말해두고 싶다.

그런데 꼴랑 반년 정도 먼저 결혼한 나는, 그 와중에 속으로 ‘한달만 지나봐라…’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결혼 전 생각하던 결혼에 대한 ‘환상’은 대개 결혼생활의 ‘일상’ 속에서 뒤집힐 수밖에 없는 법. 결혼의 백미인 신혼여행을 지나면, 뒤이어 대혼란의 시기가 닥쳐온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혼 후 ‘이런 게 결혼인가’ ‘이 사람이 내가 사랑하던 그 사람이 맞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현실은 이상과 달라진다. 사람이 어디까지 유치하고 치졸해질 수 있는지, 인간성의 한계를 실험하는 일생일대의 시험기간과도 같이 느껴진달까. 특히 장남·장녀로 자기 주장이 강한 성격의 우리 부부는 더욱 그랬다.


일단 집안의 온갖 살림살이들은 모든 싸움의 빌미가 되었다.
어이없게도 한번은 내가 세탁기에 티셔츠와 수건을 같이 빨았다가 인생관까지 들먹이며 다툰 적이 있다(남편은 나보다 훨씬 깔끔한 성격으로, 그의 주장은 “옷에 수건의 먼지가 묻는다”였다). 세탁기에 수건과 겉옷을 한번에 넣고 빨래를 돌리느냐 마느냐, 밥먹고 바로 설거지를 하느냐 쌓아두느냐, 침대 위의 이불을 개켜놓느냐 펼쳐놓느냐 등등… 이슈는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삼십년을 각자 다른 방식으로 살아온 남·녀가 하루 아침에 공통된 생활 양식으로 합의하며 산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더 중요한 문제는 즐겁게 시작한 대화가 단 한마디 때문에 삐꺽거리면서 남북대치보다 더 심각한 갈등상황에 놓이는 일이 벌어진다는 거였다. 상대의 의견에 동조하려고 덧붙인 말이 반박하기 위한 말로 둔갑해 받아들여지기도 하고, 가볍던 대화도 점차 주제가 무한확장되면서 ‘100분 토론’으로 변모하는 일도 왕왕 발생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가만히 생각해보면 둘다 별로 틀린 말을 하는 것은 아니었다. 나름대로 일리있는 주장을 펴고 있었던 거다. 그러다 나는 부부간, 남녀간의 다툼은 결국 콘텐츠가 아니라 ‘대화법’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케이블 프로그램 <남녀탐구생활>이 공전의 히트를 치고, 존 그레이의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가 스테디셀러로 각광받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이건 분명 인류 공통의 영원한 숙제다.

전혀 다른 문화를 살고 있는 남녀의 차이를 흥미롭게 풀어낸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언어학자인 조지타운대의 데보라 타넨 교수가 쓴 <You just don’t understand>(한국에서는 <남자를 토라지게 하는 말, 여자를 화나게 하는 말>로 번역됐다)도 90년대 미국의 베스트셀러였다.
타넨 교수는 남·녀 간의 언어는 각기 ‘다른 문화권’의 언어와도 같다고 봤다. 그래서 이를 ‘genderlect(성별 언어)’라고 불렀다.

그는 초등학교 2학년짜리 남·녀 학생들에게 재미있는 실험을 했다. ‘대화하라’는 과제를 던져줬더니, 여학생들은 이내 서로 심각한 이야기까지 나누며 친해졌지만 남학생들의 양상은 전혀 달랐다. 남학생들은 서로 어색하게 쭈뼛쭈뼛하더니, 무언가 ‘게임’을 시작한 뒤에야 비로소 안정감을 느끼고, 게임을 통해 기어코 승자와 패자를 갈라내더라는 것이다.

이런 차이는 여성이 ‘관계’를 중시하고 소통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는 반면, 남성은 독립성을 중시하고 지위관계를 확고히 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라고 타넨 교수는 설명한다. 그러니 함께 대화를 하고 있어도 각자 다른 목적으로,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예컨대 대화 도중에 끼어드는 행위에 대한 남녀의 인식은 정반대인데, 여자는 상대방의 말에 동조하고 공감하기 위해 대화에 끼어들지만 남자는 반박하고 자기 의견을 개진하기 위해 대화에 끼어든다. 이러니 서로 가까워질수록, 깊이 다가설수록 싸우는 게 당연하다.

2002년 세계 최고령 신혼부부로 기록된 할머니, 할아버지. 이분들도 신혼 초 기싸움을 할까?


때문에 결혼 생활에도 공부가 필요하다. 상대가 나와 다르다는 사실을 당연히 여기고 ‘권력 투쟁’을 힘들고 소모적인 과정이 아닌,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진통이라 여기는 것이 필요하다. 얼마나 남·녀가 다르면 서로 다른 문화권, 다른 행성에서 온 사람으로 여길 정도겠는가.

생각해보면 결혼을 한 후, 남편과 유치한 싸움도 많이 했지만 그 과정을 통해 내게도 변화가 있었던 것 같다. 문제해결을 우선시하는 남편의 충고와 쓴소리 덕분에 예전엔 미처 몰랐던 나의 단점들을 알게 됐다. 남편은 여자친구들로부터는 결코 들을 수 없는 이야기를 해주는, 새로운 유형의 조언자가 되었다.

물론 이렇게 생각하게 되기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긴 했다. 그리고 아직도 그 시행착오는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어차피 다른 종족, 새로운 문화를 배우는 ‘문화 체험’의 과정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인류공통의 숙제를 풀고 있는 중이라고 말이다. 이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여유를 갖게 된 걸 보니, 나도 공부가 좀 된 모양이다.

Posted by 이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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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칼있슴아 2011.06.30 11: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결혼 생활뿐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공부가 필요한듯...

    • 이고은 2011.06.30 11: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인생은 공부의 연속인듯 싶습니다. 잘 지내셨어요?^^

    • 칼있슴아 2011.07.08 19: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부산은 지금...
      힘들어요 한진중공업.
      9일 2차 희망버스가 오는데...
      매일은 못가지만 자주 가서 머릿수라도 보태고 있답니다.

      부경아고라란 카페회원인데...
      오시는 손님께 1차때도 했고 2차때도
      오뎅탕을 준비해서 (부산어묵 유명하잖아요~^^)
      대접하려 한답니다.

    • 이고은 2011.07.13 13:56  댓글주소  수정/삭제

      와, 정말 대단하십니다. 칼있슴아님께 박수를... 짝짝짝

  2. 딸기 2011.06.30 11: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래... 참 공부가 많이 필요하지...
    결혼생활에, 정답은 없는 것같아. 난 벌써 15년차가 됐지만서도...
    그리고 아이를 키울 때에도 마찬가지임.
    엄마가 되는 데에도 공부가 필요하고, 계속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3. 2011.07.20 08: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4. 2011.07.20 08: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5. 2011.08.04 18: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6. dainn 2011.08.24 09: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연히 들렀는데 좋은글들이 너무 많네요
    잘읽고갑니다. ^^

    • 이고은 2011.08.25 14:49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재밌게 읽으셨다니 제가 고맙습니다. 이번엔 우연히 들르셨지만, 앞으론 일부러 들러주세요.^^

  7. shanti 2011.09.01 11: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아.. 이 글을 이제야 읽었네요.
    아직 신혼이라 그런지 알콩달콩 재미있네요~^^

    언제 한번 착한 결혼하기 커플들 모여서 결혼 후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수다로 풀고 싶은데..
    reunion 같은 것 없나요?ㅎㅎㅎ

    • 이고은 2011.09.06 15:10  댓글주소  수정/삭제

      와우, 언제든 환영이지요. 파릇한 신혼부부님들께서 초대해주시면 기쁜 마음으로 참석하겠습니다.ㅋ 알콩달콩 재미있으시다니 천만다행~!!^^

  8. 뚠쭈이 2011.10.13 11: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밌네요ㅎㅎ 현실적으로 보게 되네요

2010년은 내게 아주 역사적인 해였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거사 가운데 하나인 ‘결혼’을 했기 때문이다.

신혼 3개월을 갓 넘긴 새 신부로서, 사랑하는 사람을 ‘무한독점’할 수 있는 이 결혼이란 제도가 무척 훌륭한 것 같다고 감히 ‘지금은’ 말하겠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집에 가면 그 사람이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행복이다. (보통 이런 멘트는 남자들에게서 나오지만 상대가 ‘여기자’일 경우에는 사정이 좀 달라진다.)

경향신문 DB


여느 신부들처럼 나 역시 결혼을 결심하고 준비·계획할 때만 해도 무척 설레고 들떴다. 여자라면 ‘결혼식 때 어떤 웨딩드레스를 입을 것인가’에 대한 꿈을 한번쯤 꿔봤을 것이다. 막상 결혼 준비를 하게 되면 ‘메이크업은 청순하게 할 것인가 화려하게 할 것인가’ ‘웨딩 촬영은 어떤 스튜디오에서 할 것인가’ 등 고민할 거리가 점점 늘어나지만, 이 모든 과제들마저 행복한 고민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아무래도 가장 중요한 것은 드레스를 고르는 일이었다. 늠름한(!) 어깨라인을 커버하고 허리를 잘록하게 보이게 하는 라인의 드레스를 찾기 위해 얼마나 많은 연구와 실험을 거쳤는지 모른다. 웨딩사진 스튜디오를 고를 때에도 ‘화사하고 고급스럽지만 역동적이어서 살아있는 표정이 나올 수 있는’이란 모토 아래 수십 군데의 스튜디오 사진을 비교·분석했다. 평소에 꿈꿔왔던 ‘아무도 없는 무인도에서의 야생(?)적인 허니문’이란 콘셉트에 비교적 가까운 신혼여행지를 찾느라 눈코뜰새 없이 바빴고, 다시 하라면 못할 신혼집을 찾고 꾸미기 위한 지난한 과정도 당시엔 흥겨웠던 기억이다.



나의 이 모든 과정을 함께 한 이가 있었으니, 바로 엄마도 아니고 예비 시어머님도 아닌 ‘웨딩 플래너’다.

직장 때문에 시간을 내기 어려웠던 나와 남편은 웨딩 플래너를 통해 시간적 부담을 꽤 줄였다. 게다가 요즘 웨딩 컨설팅 업체들은 따로 플래닝 수수료를 받지 않으면서도 각종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소비자 입장에서 마다할 이유가 없다.

실제로 몇년 전과 비교해보면 연예인이 직접 나서 사업을 하는 업체에서부터 대기업의 이름을 끼고 운영되는 회사들까지, 정말 많은 컨설팅 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웨딩 박람회나 웨딩 관련 업체들도 마구 범람하고 있다. 국내 유명 연예인들의 웨딩 촬영을 많이 해 입지가 높아진 한 웨딩사진 전문 스튜디오는 곧 ‘중국 진출’까지 노리고 있다고 한다. 웨딩 ‘산업’도 글로벌해지고 있다니 놀랍다.

한 웨딩박람회에서 상담을 받고 있는 예비부부. 경향신문 DB


한번은 국내 최대 웨딩 컨설팅 업체의 홍보 담당자를 만난 적이 있는데, 이 관계자는 “웨딩 컨설팅 업체들이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오히려 웨딩 가격의 거품이 걷히기 시작했다”며 순기능을 강조했다. 이 회사의 원래 주 종목은 결혼정보업이었으나, 최근 컨설팅 분야가 뜨면서 이 분야에 주력하고 있단다. 과거 ‘패키지’ 운운하며 소비자의 선택권을 박탈했던 예식장 등 웨딩 관련 업체들이 챙겨갔던 비용에 얼마나 많은 거품이 끼어있었는지 가히 짐작할 수 있다.


그럼 과거보다 거품도 많이 걷혔고, 소비자 돈을 한푼도 안 챙긴다는 웨딩 컨설팅 회사는 대체 무얼 먹고 사느냐?



내 웨딩플래너의 귀띔에 따르면, 싱겁게도 계약을 맺은 예식장·스튜디오·예물샵 등 웨딩 관련 업체들로부터 광고비·소개비를 받아 운영된다고 한다.

뒤집어보면 소비자에게 부과되는 중개 수수료 대신, 관련 업체가 책정하고 있는 각종 결혼 비용이 그 수수료와 광고비를 충당하고도 남을만큼 높게 책정돼 있다는 말도 될 것이다. 웨딩 컨설팅 업체가 각종 ‘할인 혜택’을 내세워 소비자를 유인하지만, 이 할인 금액 역시 높아진 웨딩 비용 내에서 철저히 계산된 혜택이란 의미다. 결국 컨설팅 업체를 통하지 않는 사람이 오히려 손해를 보는 꼴이 된다.


지금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웨딩 컨설팅 업체들을 보면 여전히 결혼 비용에 낀 거품들이 상당할 것이란 짐작이 가능하다. 그 많은 업체를 벌어먹이는데, 대체 얼마나 ‘파이’가 클지 상상이 간다.

MBC '우결(우리 결혼했어요)'의 한 장면. 경향신문 DB


결혼 3개월이 지나니 결혼 전에 들뜬 마음으로 찍은 웨딩 촬영 앨범이 뒤늦게 도착했다. 앨범 하나 만드는 데 3개월이란 시간이 걸릴 정도라는 사실 역시 웨딩 산업의 ‘활황’을 말해준다.


막상 앨범을 들춰보니 왠지 어디서 많이 본 것 같다. 예비 부부들의 ‘편의’를 위해 커플들이 찍은 사진을 맛보기로 보여주는 스튜디오의 인터넷 카페에서 내 앨범을 기다리며 꼭같은 콘셉트의 남의 사진을 3개월간 뚫어져라 살펴본 결과다. 막상 스튜디오를 고를 때는 고심고심해서 심혈을 기울였는데, 이후에 막상 앨범을 펼쳐보이니 그닥 마음에 차지 않는다. 놀이동산에 가면 있는 얼굴 뚫린 백설공주 보드판에 얼굴만 넣고 사진을 찍은 기분이랄까?

그 앨범을 들춰보며 “그래도 촬영하면서 즐거웠잖아” “결혼 준비하면서 재밌었잖아”라고 읊조려본다. 실제로 즐거웠던 것도 사실이다. 다시 돌아가도 ‘일생에 한번인데’란 이유로 똑같은 과정을 반복할 것 같긴 하다.

그런데, 어쩐지 찜찜한 기분을 떨칠 수 없는 것은 왜일까. 우리도 처음엔 아주 가까운 지인들만 모셔놓고 조촐하게 결혼식을 올리는 ‘꿈’을 꿔보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막상 결혼 준비를 하기 시작하면서 내 뜻대로 되는 것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사랑에 빠진 남녀의 로맨스를 결혼 준비 과정에서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로맨틱한 방법은 없는 걸까? 다른 건 몰라도 
‘웨딩 산업’이 커지면 커질 수록, 그 가능성은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 같다.


Posted by 이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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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ㅎㅎㅎ;;; 2011.01.03 20: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웨딩업계일을 하고있는 입장에서 정말 어이가없군요
    컨설팅업체가 무슨 홍보대행사입니까? 광고비 받고 하게 ㅋㅋㅋ

    • 이고은 2011.01.04 11: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고객에게 수수료를 받는 곳도 아직 있겠지만, 요즘 대세는 업체들로부터 광고비 혹은 소개비를 주수입원으로 한다고 하더군요. 웨딩 업체는 광고 및 마케팅 효과를, 컨설팅 업체는 확보한 고객망을 통한 포털화를 노리는 것이지요. 소비자는 무료로 혜택을 누리는 것 같지만, 결과적으로 비싼 요금을 지불하게 되는 것 아닐까요?

  2. 전북의재발견 2011.01.04 00: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결혼하신거 축하드립니다.
    항상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 새해 복도 많이 받으시구요~

    • 이고은 2011.01.04 11: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전북의재발견님도 항상 행복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ㅋ 어떤 분은 새해 복은 받는 것이 아니라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라고도 하더군요.^^

  3. 매실장아찌 2011.01.04 11: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결혼준비하면서, 드레스,메이크업,스튜디오등의 결혼비용이 명확하지 공개되지 않은게 가장 답답하더라고요.어느 상품이건, 모든건 '가격'이 표시되어있는데 웨딩관련업체중 그런곳은..어디와도 제휴하지 않은 스튜디오 몇개뿐이었어요.

    • 이고은 2011.01.04 16:24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렇죠. 어느 누구도 결혼식에 드는 여러 비용들이 왜, 어떻게 산출되는지 알려주지 않더라고요. 결혼을 앞두고 들뜬 마음의 예비부부들은 "군색해지지 말자"고 지갑을 열죠. 저처럼 3개월만에 이성을 되찾지만요.ㅋ

  4. 설믜 2011.01.04 15: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결혼'에 대한 꿈이 큰 사람이라 주변분들 결혼하는 걸 눈여겨보고 있는데, 정말 쉬운 일이 아니군요. 거품이 빠진 결혼식을 올리고 싶어지네요.

    • 이고은 2011.01.04 16: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모든 것을 핸드메이드로 하지 않는 이상 거품을 완전히 뺀 선택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못 되는 것 같아요. '패키지'식으로 묶인 서비스를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그중에서 중요도와 필요도를 따져 선택하는 것이 현 시스템에서는 최선인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아쉽지만...

  5. 밍밍 2011.03.03 16: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결혼비용 거품은 얼마나 될까? 기사제목보고 읽었는데,, 뭐 기자님도 잘 모르시는지, 아님 기사가 아니라 에세이라 생각만 적으신건지.. 그냥 구체적인 수치는 아니더라도 뭐 대충이렇더라라는 내용도 없어서 근무하다가 바쁜와중에도 제목보고 끝까지 읽었는데,, 허무해서 댓글달아요.. 보통 사람이 쓴글이면 그런가보다 할텐데,, 기자님이시라 무슨 정보라도 기대했는데,, 투덜거려 죄송해요.. 저도 기자한적이 있어서.. 혼자 투덜했네요.. 결혼축하드립니다^^

    • 이고은 2011.03.03 21: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네. 기사가 아니라 에세이 형식의 글을 쓰는 블로그라서 구체적인 취재나 수치 기재는 자제했습니다. 앞으로는 좀 더 정보가 되는 글도 쓰도록 하겠습니다.^^

서른, 본격적인 30대에 접어드니 연애를 둘러싼 또래 지인들의 양상이 흥미롭다. 물론 이미 결혼한 이들은 연애에 관한 한 이미 졸업생의 신분이니 달리 할 말이 없다. 이들은 일찌감치 엄마·아빠가 돼 혹독한 육아전을 치르고 있거나, 부모가 되기 위해 ‘몸 만들기’에 돌입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30대 초반이란 나이는 아직 ‘불륜’이 화두가 되기엔 아직 이른 시기다.)

결혼하지 않은 30대의 연애 유형은 대체로 두 가지로 나뉜다.

장동건·고소영의 결혼. 경향신문 DB 자료사진

우선 연애에 목숨을 거는 유형이다. 

이들은 평생의 반려자를 찾아 눈을 번뜩이며 하루에 두 세번의 소개팅까지 해내는 기염을 토한다. “내가 이런 데까지 가입하게 될 줄은 몰랐다”며 결혼정보업체에 발을 들여놓게 된 경위를 듣게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보험용 애인을 쟁여놓은 채 수시로 더 나은 후보자가 없는지 꾸준히 검색도 한다. 때론 잦은 낮선 만남에 따른 ‘소개팅 피로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피로가 걷히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소개팅 전선에 나서는 것이 보통이다. 대체로 이 유형은 연애보다는 결혼에 대한 의지가 충만한 경우다.

이들의 연애담을 듣고 있노라면 좀 슬퍼지는 때가 있다. 무릇 연애의 메인 키워드란 ‘사랑’일진대, 이들의 연애담에서 ‘사랑’이란 워딩은 한참을 돌고 돌아 “물론 사랑해. 사랑하긴 하는데…”라는 대사에서나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체로 대화의 초점은 대체로 ‘사랑하지만 우리 사랑을 막는 십수가지 요인들’에 맞춰져있다. 그 요인들이란 외모, 성격, 학벌, 집안 등 여러 조건들을 말한다.

다음은 연애에 아예 무관심한 유형이다. 

이들은 공부나 일에 매진하느라 애당초 연애에 에너지를 쏟지 못했거나, 아니면 무수한 노력을 했음에도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하고 상처만 안은 경우, 혹은 연애 자체에 흥미를 못 느끼는(못 느낀다고 주장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물론 이 유형은 결혼에 대해서도 무척 심드렁한 자세를 유지한다. “우리 세대엔 결혼이 꼭 필수는 아닌 것 같아” “애 낳고 기르고 한다고 내 인생을 포기해야 할까” 등의 멘트도 곧잘 따라나온다.

이 경우엔 연애 자체를 ‘끊’었으니 사랑이란 단어가 등장할 여지가 없다. 대신 이들은 영화, 음악, 스포츠, 독서 등 다양한 문화를 향유하면서 영혼을 다독인다. 여행을 떠나고플 때는 엄마나 동생, 직장 선·후배와 유럽여행을 떠난다. 때론 고양이나 강아지를 키우며 애정을 나눠주기도 한다.

건어물녀를 다룬 일본 드라마 '호타루의 빛'

나이 서른에 목격한 이 광경들은 작가 목수정의 <야성의 사랑학>에 무릎을 치게 만든다. 

목수정은 “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친, 자신들의 가슴을 불시에 두드리는 여인에게 다가가 차 한 잔 할 수 있냐고 청하는 남자들의 부재”를 문제 삼는다. 더 이상 연애다운 연애가, 몸과 가슴이 먼저 가닿는 사랑이 실종된 이 냉랭한 사회의 속살을 들춘다.

거기에는 신자유주의의 그늘과 그로 인한 시대의 건조함이 고발돼있다. 적자생존의 경쟁시대에 진정한 사랑과 연애는 사치에 불과하고, 때로는 자신의 스펙을 높여주는 주요 수단으로 작용한다. 성적 긴장감, 본능적 야성을 잃어버린 슬픈 사회를 사회구조적으로 풀어낸 목수정의 솜씨에 나는 감탄했다.

연애가 실종된 황폐한 사회이지만 들꽃이 피어난듯 목하열애중인 경우도 이따금 목격할 수 있다. 사랑에 빠져 무작정 세상이 아름다워 보이고, 무조건 행복하기만 해서, 누구에게든 자신의 기쁜 마음을 자랑하고 싶어 안달이 난 풋풋한 ‘연애인’ 말이다.

그런데 오늘날 사랑에 빠진 이들에게서는 일종의 ‘우월감’이 읽힌다. “이렇게 사랑이 메마른 시대에 나는 아직 풍부한 감성과 성적 매력으로 사랑을 영위하고 있다”는 일종의 자부심, 혹은 “결혼 제도의 압박에 굴복하거나 휩쓸리기 이전에 최소한의 인간적 품위를 유지했다”는 자부심을 말한다. 

물론 이 냉랭한 사회에서 사랑을 성취했다면 이 정도의 자부심은 가져도 좋을 법하다. 고가의 비용이 드는 연애·결혼 에이전시가 성황인 이 세상에 자력으로 사랑에 빠지는 데 성공했는데 칭찬받아 마땅한 일 아니겠는가.

다만, 십수 년 전만 해도 모든 인간의 유희였던 연애와 사랑이 이제는 자부심을 가질 일이 될 정도로 일부의 인간들에게만 허락되고 있는 현실이 씁쓸할 따름이다. 정규직 일자리나 좋은 학벌, 평균 이상의 외모 등이 연애에 빠져드는 데 중요 요인이 된다는 사실은 그 씁쓸함을 더욱 배가시킨다.

Posted by 이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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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딸기 2010.10.21 18: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잼나당.

  2. ㅇㅇ 2010.11.22 13: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감 공감 순수하게 사랑하는 연인들을 찾기가 힘들어요 그렇게 오래오래 사랑하고 있는 커플들 보면 신기하다는 생각 마저 들 정도..

    • 이고은 2010.11.22 14: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름다운 사랑을 하기가 너무 어려운 세상이 됐죠? 하지만 희망을 잃으면 그 가능성마저 사라질거라 생각합니다. 우리, 사랑하며 삽시다!^^

  3. 구운김 2011.03.29 19: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봤습니다 ㅎㅎ

  4. 신성호 2011.08.19 19: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잘쓰셨네요. 무슨 일 하시는 분인지 스마트폰엔 프로필이 안나오네요.

  5. 하이하이 2011.08.20 03: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만
    꼭 연애의 모든건 남자한테서야 출발해야되는듯한 느낌이 약간 있군여
    남자로서 조금 서글퍼지네여 ㅠㅠ
    제 능력은 있지만, 당찬여자분을 데리고 사는게 부담스러운건 구시대적인 발상일까요?

    • 이고은 2011.08.22 11:04  댓글주소  수정/삭제

      연애가 반드시 남자로부터 시작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고요. '야생성'이 사라지고 계산에만 몰두하는 연애가 넘쳐나는 시대적 분위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답글 감사합니다.^^

  6. 신성호 2011.08.24 22: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 제가 공학을 전공해서 인문학 사람들이나 머니투데이에서 일하는 사촌형이랑도 말을 잘 안하는데 “연애, 하고 있나요?“ 이 글은 잘쓰셨네요. 감성적인 것을 말로 표현하는 데 재주가 있으신듯. 어디가서 말싸움 하면 안지겠네요. ㅋㅋㅋ 칭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