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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interviewer

최순실이 제 블로그를 살렸습니다! 오랜만의 업뎃입니다. 최순실, 정유라, 길라임, 비아그라... 박근혜 대통령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말도 안 되는 관련어들이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습니다. 깊은 분노와 허탈감을 느꼈습니다. 제가 지금 블로그를 열어 무엇이라도 쓰게끔 만든 힘이지요. '길라임'으로 이 감정의 정점을 찍을무렵, 드라마 에 대해 끄적댔던 죽어있는 제 블로그를 떠올렸습니다. 최순실의 존재를 통해 오래전부터 품고 있던 의문들이 일거에 풀렸습니다. 이런 생각도 들었죠. '아, 내 꽃같은 청춘 20대에 무슨 뻘짓을 했던가?' 블로그에 예전에 포스팅했던 적이 있지만, 저는 제가 20대였던 2007~2009년 박근혜 당시 전 한나라당 대표를 담당하는 마크맨이었습니다. 물론 실제로는 박근혜 담당이라기보다 '친박(親朴)' 담당이라고 보는 것이.. 더보기
교환일기를 아시나요 고등학교 2학년. 한창 감수성 예민하고 세상 고민이란 고민은 다 짊어진 것 같았던 때, 전 단짝 친구들 3명과 함께 교환일기라는 것을 썼습니다. 학교 앞 문구점에서 가장 예쁜 일기장을 고심해서 골라, 4명이서 순서를 정해 돌아가며 일기를 썼죠. 그 속에는 서로의 일상에서부터 각종 고민거리들을 담았습니다. 일기장은 갖은 고민들을 털어놓는 성토장이자, 때로는 서로를 부둥켜 안고 기대어 울 수 있는 가상의 공간이었습니다. '내가 쓴 글에 대해 친구들은 어떤 답글을 써주었을까', '요 녀석들의 요즘 고민은 무엇일까' 기대도 하고, 내게 일기장이 돌아올 순서를 기다리는 설레는 기분은 참 좋았습니다. 시간이 흘러 갓 스무살, 대학 입학을 앞둔 우리는 그 교환일기장을 인터넷으로 옮겨다 놨습니다. 2000년, 밀레니엄.. 더보기
폭우, 고난의 출근길 오늘 출근길은 정말 고난의 길이었다. 평소 1시간 남짓 걸리는 거리인데, 엄청나게 쏟아부은 폭우 때문에 총 3시간 30분이나 소요된 머나먼 장정이 되고 말았다. 어제 퇴근길에 선배와 함께 집에 가면서 쏟아지는 비를 보며 “이러다 무슨 일 나는 거 아니야…”라고 이야기나누었는데, 내 일이 될 줄이야…. 8시30분쯤 집을 나섰다. 버스를 한대 놓친 뒤, 10분쯤 기다려 8시40분쯤 김포에서 신촌으로 향하는 경기도 버스를 탔다. 김포에서 올림픽대로까지 나가는 길까지는 별 무리가 없었다. 평소대로 무탈하게 20분쯤 걸려 9시쯤 올림픽대로로 진입하려는데, 이게 뭔가 심상치 않았다. 행주대교 남단 올림픽대로 인근에는 공사가 한창. 갑자기 버스가 멈춰서더니, 굼벵이 걸음보다 느리게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공사 .. 더보기
웃으면 진짜 복이 올까? 졸리는 금요일 오후, 팀 회의 시간. “다음 주 ‘e-세상 속 이 세상’ 지면에는 어떤 글을 실을 것인가?”라는 중요한 주제로 회의를 하는 순간이었다. 나도 모르게 끄적끄적 낙서를 하기 시작했다 내가 자주 그리는 ‘표정 낙서’다. 이날은 나도 모르게 어딘가 모르게 야비해 보이지만 실실거리면서 웃고 있는 표정을 그렸다. 그런데 순간, 나는 나도 이 그림의 표정처럼 야비하면서도 실실거리며 웃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뒤늦게 혼자 민망해했다. 다행히 혼자 실실 웃고 있는 나를 아무도 못 본 모양이다. 휴. 커뮤니케이션 이론 가운데, ‘인지부조화 이론’이라는 것이 있다. 미국 사회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가 제기한 이론이다. 인지부조화란 사람들이 자신이 생각하는 의견과 다른 의견을 갖게 되거나 자신에게 적절하지 않은.. 더보기
아버지와 노무현 5월 23일. 오늘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돌아가신지 2주년이 되는 날이다. 벌써 2년이나 지났다니, 시간이 이렇게도 빠른가 싶다. 2년 전 오늘, 노 전 대통령이 급작스럽게 세상을 떠났을 때가 떠오른다. 그날은 토요일이었다. 그날은 지금의 남편(당시 남자친구)이 경기도의 한 도서관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자신의 ‘직업의 세계’에 대해 작은 강연을 하기로 했던 날이었다. 그래서 강연에 가서 사진도 찍어주고 하겠노라고 신나서 아침부터 수선을 떨며 일어났다. 그런데 정말 상상도 하지 못했던 뉴스가 망치처럼 내 머리통을 때렸다. 1보는 ‘노 전 대통령의 건강 이상설’로 병원에 입원했다는 내용이었지만, 뉴스는 곧이어 ‘노 전 대통령 자살기도설’에서 ‘노 전 대통령 사망한 듯’으로 급진전했다.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더보기
환상속의 그대, 서태지 친한 친구들끼리 늘 사총사로 몰려다니던 고등학생 시절, 우리의 가장 큰 일탈은 한달에 한번 있는 수능 모의고사가 끝난 후 이뤄졌다. 일탈이래봐야 우리가 한 일은 고작 4명이서 하루 300원씩 모은 4만원 정도로 ‘돼지갈비’를 사먹고 나머지 돈으로 노래방에 갔던 것 뿐이다. 하지만 당시 학생들에겐 노래방 출입이 금지돼있었기에, 암암리에 노래방에 드나드는 것은 우리의 큰 기쁨이었다. 우리 중 한 친구는 가수 양파의 노래를 기가 막히게 잘 불렀다. 양파는 R&B풍의 ‘애송이의 사랑’이란 노래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는데, 한번쯤 이 노래를 따라해보지 않은 여고생은 없을 것이다. 친구의 양파 모창이 끝나면 나는 이승환이나 패닉, 토이의 노래를 불렀다. 아이돌의 ‘조상’이라 불리는 HOT나 젝스키스의 인기도 엄청났었.. 더보기
꿈찾아 떠난 꿈많은 녀석에게 지난 일요일에 초등학생 때부터 친하게 지내던 친구 녀석이 ‘이민’을 결심하고 유럽의 어느 나라로 떠났다. 한국에 그 나라 말로 된 책은 단 2권밖에 없고, 그나마도 지금은 구할 수도 없을 정도로 생소한 나라다. 녀석은 어릴 때부터 늘 ‘언젠가는 미지의 세계로 떠나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고, 결국 서른을 넘긴 나이에 안정된 직장과 한국에서의 삶을 훌훌 털어버리고 홀연히 떠나버렸다. 2년 전엔가, 녀석은 처음으로 말했다. “고등학교 때부터였나. 한국이 아닌 곳에서 살아보고 싶었어. 여기서 직장을 갖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가족을 꾸리는 평범한 삶도 좋은 일이지만, 한 번 뿐인 인생인데 모든 것이 정해져있는 삶을 산다는 게 왠지 좀 답답하게 느껴졌거든. 언젠가는 몽골에서 수염을 기른 채 낙타를 타고, 또 언젠.. 더보기
‘배고픈’ 수습기자의 추억 지난 주에 수습 기자 후배들과 기수 회식을 했다. 이번 수습 기수는 48기. 내가 44기이니까 벌써 내 밑으로 4개 기수의 후배들이 생겼다. 우리 회사가 수습 기자를 뽑지 않은 해도 있었는데, 어쨌건 나도 벌써 입사 6년차 기자가 됐다. 꽃같은 20대를 기자로 살다가 정신차려보니 이미 30대가 되어 있다. 시간 참 빠르다. 48기 후배 중에 눈에 띄는 후배가 있었는데, 가장 나이 어린 여기자 후배였다. 기수 가운데 술을 가장 못 마신다는, 발가락 양말을 신은 이 예쁘장한 후배는 술자리 내내 ‘안주빨’을 세우며 꾸준히, 끝도 없이, 주구장창 안주를 먹어댔다. 동기들은 뭐든 잘 먹는 그 후배 앞에다 계속 먹을 것을 놓아주며 “많이 먹어라” “수습 때는 먹어도 먹어도 배고프다”며 다독였다. 후배 먹는 것만 봐.. 더보기
공포 영화가 따로 필요없는 사회 처음부터 공포 영화를 좋아했던 것은 아니다. 세상이 마냥 꽃밭처럼 화사해 보였던 20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피가 튀고 살이 잘리는 폭력물조차도 보기 싫어했던 나다. 전쟁 장면을 실감나게 그려낸 영화 를 보던 도중, 영화관에서 뛰쳐나와 화장실로 뛰어갔던 전력도 있다. 그런데 20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언젠가부터 공포 영화의 ‘마력’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돈 주고 왜 고문을 당하느냐”며 공포 영화를 거부했던 나였지만, 어느새 이름난 공포 영화가 개봉하면 찾아가서 보는 일종의 ‘마니아’가 되어버렸다. 왜일까? 바로 공포 영화가 주는 카타르시스 때문이다. 극도의 긴장감으로 관객을 몰아간 뒤 그것을 일거에 해소하는 공포 영화의 영화적 기법은 보는 이에게 상당한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공포 .. 더보기
기름값보다 비싼 물 먹는 사회지도층은 누구? 기자들은 ‘물 먹는 것’을 무지하게 싫어한다. 언론계에서 물을 먹는다는 건 다른 기자가 특종한 기사를 놓쳐서 ‘낙종’을 한다는 의미다. 독자들 입장에서야 고만고만한 뉴스가 어느 신문에 하루 먼저 나오는지 별로 의미없어 보일 수도 있지만, 기자로서는 물을 먹는다는 건 자존심이 이만저만 구겨지는 일이 아니다. 개인적으로도 물을 벌컥벌컥 마시는 편은 아니다. 고양이가 물을 핥아먹는 수준으로 홀짝이는 스타일이다. 물 종류를 벌컥벌컥 마시는 경우는 폭탄주를 원샷해야 하는 경우 외엔 별로 없다. 그런 내가 물을 아주 열심히, 벌컥벌컥 무지하게 마셔댔던 때가 있었으니 바로 신혼여행 때다. 대망의 신혼여행지는 태평양의 섬 나라, 피지(fiji). 두둥. 평소 헐리우드 패셔니스타들이 ‘피지워터(fiji water)’를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