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새해가 되면 새롭게 시작되는 한해에 대한 기대와 포부들로 가슴이 설렙니다. 2012년, 이번 새해는 임진년(壬辰年). 60년만에 한번 찾아온다는 ‘흑룡’의 해라고 하지요. 4년에 한번씩 찾아오는 2월 29일이 있는 윤달도 끼어있습니다. 때문에 올해는 365일이 아니라 366일입니다. 하루 벌었네요.
그런데 2012년, 왠지 마냥 기뻐만 하기엔 뭔가 찜찜한 기분이 드는데요. 을씨년스럽지만 예전부터 ‘2012년’은 지구 종말의 해라는 예언이 있어왔던 것이 문득 뇌리를 스칩니다.
영화도 있었죠. 2009년에는 아예 시점을 ‘콕’ 박아 제목을 <2012>로 한 영화가 있었습니다. 재난 영화의 귀재라고 불리우는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이 2012년의 지구종말론을 바탕으로 만들었습니다. 원래 재난 영화나 좀비 영화, 공포 영화를 좋아라 하는 저는 이 영화를 무척 재미있게 봤습니다.
영화는
그렇다면 사람들이 2012년을 지구종말의 해라고 여겨 온 것은 왜일까요?
고대 마야인들은 주기가 5126년에 이르는 달력을 만들었는데, 이날이 그 달력이 끝나는 날이 2012년 12월 21일이라고 합니다. 마야인들은 이날 태양과 은하의 중심이 일직선을 이루는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견했다고 합니다. 왠지 그럴 듯해 보이죠. 과거에도 과거에도 행성 충돌 등 우주에서 일어나는 사건에 의한 지구멸망설은 자주 등장하는 소재였습니다.
하지만 종말론은 현대인들의 불안감과 공포가 낳은 시나리오라는 비판도 많습니다. 1997년 종말론, 밀레니엄 버그 Y2K 등 종말론이 끊이지 않았던 것도 사람들의 이런 심리가 작용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이례적으로 2012년 지구멸망론이 근거없는 괴담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마야 문명 지역인 멕시코는 종말론을 계기로 관광상품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하니, 참 역설적이죠?
2012년이 우울한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2012년은 잡스의 해였던 2011년에 이어 컴퓨터를 발명한 앨런 튜링(1912~1954)의 탄생 100주년이기도 합니다. 애플사의 로고인 한 입 베어문 사과를 연상시키는 주인공이죠. 튜링은 청산가리가 든 사과를 베어물고 자살했는데, 애플사와 로고 디자이너는 애플사의 로고가 튜링의 사과와는 무관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컴퓨터 천재를 기념하는 해인만큼, 새해엔 NASA와 인텔이 합작해 만드는 슈퍼컴퓨터 ‘플레이아데스’와 IBM과 미 국립핵안보국(NNSA)이 합작한 ‘세쿼이어’도 완성될 예정이라고 하네요.
흥미로운 우주쇼도 예정되어 있는데요. 오는 6월에는 금세기 두번째이자 마지막으로 금성과 태양이 교차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다음에 이런 모습은 2117년이 되어서야 볼 수 있다고 하니, 놓치지 말고 보아야 겠습니다. 8월에는 화성탐사로봇 큐리오시티 로버(Curiosity Rover)가 화성에 착륙할 예정이라고 하니, 화성에서 움직이는 지구의 로봇을 구경할 수 있겠군요. 5월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중국 북부까지의 지역에서 일식을 관측할 수 있고요. 11월에는 호주나 남태평양에서 개기일식을 관측할 수 있습니다.
유엔은 2012년을 ‘세계협동조합의 해’로 지정했습니다. 협동조합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협동조합의 설립과 성장을 도우면서 각 정부의 법제 구축을 유도한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합니다. 지난해 우리 국회에서도 2012년 12월부터 협동조합의 설립이 보다 용이해지도록 법개정을 했다고 합니다. 협동조합의 해를 맞아, 양극화 극복과 사회통합을 이루는 경제적 대안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국제 행사도 여럿 예정돼 있습니다. 7월에는 영국 런던에서 제30회 올림픽이 개막합니다. 올 해에도 박태환 선수 등 우리 국가대표 선수들의 멋진 활약상을 기대해봅니다. 또 우리나라에서도 5월에 여수 엑스포가 열릴 예정입니다. 아름다운 여수 앞바다를 전 세계인에게 보여줄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기분이 좋아집니다.
또 올해는 19대 국회의원 선거와 18대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습니다. 대형 선거가 두 차례나 예정돼 있는만큼, 많은 시민들이 2012년에 대한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새롭게 당선되는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이 우리의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없이 기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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