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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먼저, 헬기 사격에 대해서 좀 알아봐야할 것 같아요. 당시 상황은 어떤 상황이었던 겁니까?

A: 어제 문재인 대통령이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헬기사격까지 포함하여 발포의 진상과 책임을 반드시 밝혀내겠다고 말해 당시 헬기사격에 대한 관심이 다시 커지고 있습니다. 19805.18광주민주항쟁 당시 군은 민주화를 요구하는 광주시민들의 격렬한 저항에 부딪혀 사흘 후인 1980521일 오후 1시 전남도청 앞에 모인 군중을 향해서 집단 발포를 했습니다. 이에 시민군이 무장을 하기 시작하고 군의 무력 진압이 계속 이어지면서 상황은 며칠 간 악화됐습니다.

헬기 사격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는 시점은 계엄군의 진압작전이 종료된 날인 527일 새벽 4시에서 530분 사이입니다. 이날 신군부는 대치중이던 광주시민들을 무력으로 진압하기 위해 최후 작전을 개시했거든요. 당시 상황에 대해 계림동 성당에 소속됐던 고() 조비오 신부와 적십자 대원으로 활동했던 이광영씨, 광주에서 선교사로 활동을 했던 미국의 아놀드 피터슨 목사 등 수많은 광주 시민들이 계엄군이 헬기 기관총인 M60으로 사격을 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Q. 지난해 광주 전일빌딩에서 180여 개의 탄흔이 발견됐습니다. 이 탄흔으로 계엄군이 헬기 사격을 했다는 증언을 뒷받침할 수 있을까요?

A: 전일빌딩에 남은 탄흔은 계엄군의 헬기사격을 증명해주는 결정적 증거가 되고 있습니다. 전일빌딩은 광주 금남로 11번지에 있는 10층짜리 건물로 5.18광주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건물입니다. 당시 인근에는 전일빌딩만큼 높은 고층 건물이 없었는데, 전일빌딩 10층 사무실에는 천장, 기둥, 바닥 등 곳곳에 수많은 총탄 자국이 남아 있습니다. 이것이 헬기사격의 증거라는 주장이 계속 제기되어 온 것이죠.

지난 112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전일빌딩의 총탄 흔적이 헬기가 공중에서 멈춘 상태에서 쏜 총탄 자국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보고서를 광주시에 제출한 바 있습니다. 국과수는 이 보고서에서 탄흔의 크기로는 M16 소총일 가능성이 있고, M16 소총의 탄창이 스무발 내지 서른발인 점으로 볼 때 한 명이 탄창을 교환하며 사격했거나 두 명 이상이 동시에 사격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증언한 이들의 말처럼 헬기 기관총인 M60으로 인한 탄흔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는 게 국과수의 분석이었습니다.

Q. 정부가 공식 인정한 5.18 사망자만 154명에 이릅니다. 5.18 특별법과 2007년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의 활동을 벌였지만, 첫 발포 명령자가 누군지, 헬기를 동원한 발포는 몇 차례인지, 밝혀지지 않았는데요. 당사자는 입을 닫았고, 군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죠?

A: 1995‘5.18특별법이 제정돼 합동수사본부가 꾸려지고 2007년에는 국방부 과거사 진상규명위원회 조사까지 이뤄졌지만, 그 결과 확인된 것은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이 21일을 전후해 자위권 발동을 주장했다는 사실 뿐입니다. 자위권 발동 결정 후 계엄군이 이를 발포 명령으로 받아들였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지만 최초 발포 명령자는 여전히 오리무중인 상태죠. 전두환 전 대통령은 회고록을 통해 자신을 5.18의 희생자로 표현했고, 발포 명령이란 것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해서 공분을 산 바 있습니다.

헬기 사격 역시 그동안 신군부와 이후 군 당국은 그동안 헬기의 출동 사실조차 부인하면서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습니다. 이런 주장을 반박할 증거인 국과수 보고서가 37년 만에 공식 확인되었는데도, 이후 탄핵으로 정국이 어수선했던 것을 감안하더라도 정부가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아왔습니다. 다만 국방부가 광주시로부터 국과수의 감정보고서를 받아 갔고, 한민구 국방장관도 지난 2월 국회에서 이에 대한 의혹을 밝히는 데 협조하겠다고 밝힌 바는 있습니다.

Q. 이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려면, 누군가는 입을 열어야할테고요. 군 기밀 문서도 공개가 되어야할텐데, 이번에는 밝혀질 수 있을까요?

A: 지난해 12월에는 당시 계엄군이 헬기 사격을 요청했다는 내용이 담긴 군 보고서도 뒤늦게 확인된 바 있습니다. 19809월에 육군본부에 제출된 이 보고서는 광주에 배치한 항공기의 임무와 운영 방식, 문제점 등을 다뤘는데요. 당시 작전의 문제점으로 불확실한 표적에 공중 사격 요청이 있었다고 지적한 점이 눈에 띕니다. 공중 사격 지시가 상당히 구체적으로 이뤄진 정황들을 포착할 수 있는 보고서입니다. 하지만 군은 줄곧 출동 지시는 있었으나 실제 출동을 하지는 않았다고 주장을 하고 있죠. 결국 핵심 문건인 부대 이동상황과 작전일지를 공개해야만 실마리가 풀릴 수 있을 겁니다.

어쨌든 새 정부가 들어서고 문재인 대통령이 강력한 의지를 밝힌 만큼, 그동안 밝혀지지 않은 군 기밀문서나 숨겨진 증거들을 토대로 진상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까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관련 사실을 부인해오던 국방부도 진상조사가 추진되면 필요한 조치를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이 후보 시절 공약으로 내놨던 진상규명위원회 설치가 조만간 가시화되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이 글은 201758일 경기방송 라디오 '시사999'에서 방송된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Posted by 이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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